줄거리 – 단어로 이어지는 마음의 사전
『행복한 사전 (舟を編む, 2013)』은 언어와 사람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조용히 묻는 영화입니다. 한 출판사의 사전 편집부에서 새로운 일본어 사전 "대도해(大渡海)"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단어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는 과정을 감성적으로 그려냅니다.
주인공 마지메 미츠야는 말주변은 없지만 단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내입니다. 그는 사전 편집부로 발령받아, 기존 팀원 니시오카와 함께 단어를 모으고, 정의를 정리하며, 점점 더 사전이라는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마지메는 어느 날 하숙집의 손녀로 요리사인 가구라 야에와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말을 잘하지 못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편지를 전하게 됩니다.
영화는 사전을 만든다는 것이 단순히 단어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삶과 마음을 담아내는 작업임을 보여줍니다. 15년의 시간이 흐르고, 수차례의 시행착오와 사람들의 교체 속에서도 마지메와 편집부는 끝까지 '대도해'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사전을 만들던 그들 자신의 삶도 단어처럼 풍성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감독과 배우 – 말보다 진심을 전하는 사람들
이 작품은 이시이 유야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과장 없는 감정과 섬세한 시선을 통해 직업의 가치를 따뜻하게 그려냈습니다. 언어와 말, 그리고 진심 사이의 거리감을 영화적 리듬으로 표현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합니다.
주인공 마지메 역은 마츠다 류헤이가 맡아, 어색하지만 진지한 인물을 사실적으로 연기했습니다. 단어 하나에도 사명감을 가지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언어에 대한 존중을 되새기게 합니다. 상대역인 가구라 야에 역은 미야자키 아오이가 연기했으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존재감을 통해 영화의 따뜻한 톤을 유지시켜줍니다. 또한 니시오카 역의 오다기리 조는 활기차면서도 인간적인 편집자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극에 균형을 더합니다.
원작 소설과 작가 – 단어의 바다를 건넌 이야기
영화의 원작은 작가 미우라 시온(三浦しをん)의 동명 소설 『舟を編む』입니다. 2011년 일본 서점 대상 1위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으며, 사전 편찬이라는 낯설고도 흥미로운 세계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미우라 시온은 현실적이고 따뜻한 문체로 유명한 작가로, 이 작품에서는 언어라는 추상적 대상을 감정과 삶의 결로 연결해냅니다.
소설은 영화보다 더 자세한 인물 내면과 배경 묘사가 담겨 있으며, 영화는 그 정서를 영상미와 배우의 눈빛으로 치환해 전달합니다. 책과 영화를 함께 감상한다면, 단어를 통해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여운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촬영지 – 일상 속 언어가 흐르는 공간
영화는 도쿄와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촬영되었습니다. 마지메가 사는 하숙집은 실제 요코하마의 오래된 가정집에서 촬영되었고, 출판사의 사무실은 도쿄 신주쿠 근처의 실제 건물 내부를 그대로 활용하여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조용한 골목과 책으로 가득한 서고, 해질녘 강변을 걷는 장면까지 모두 현실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화면 구성을 이루며, 언어와 공간이 함께 호흡하는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촬영지는 영화 개봉 이후 특별한 관광 명소가 되지는 않았지만, 일상 속의 공간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연출된 점에서 많은 관객에게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사전을 만드는 공간 자체가 인물의 내면과 닮아 있으며, 조용한 풍경 속에서 단어와 사람이 나란히 존재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