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영화 『퍼펙트 데이』는 도쿄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조용한 일상을 따라가며,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빔 벤더스 감독이 연출하고 야쿠쇼 코지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단순한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내며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특히, 도쿄의 공공화장실을 청소하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공간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퍼펙트 데이』의 줄거리와 촬영 장소를 중심으로, 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
영화 『퍼펙트 데이』는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을 세밀하게 따라갑니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 정해진 루틴에 따라 도쿄 곳곳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죠. 점심에는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고, 퇴근 후에는 헌책방에 들러 책을 고르고, 클래식 록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처럼 히라야마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조롭고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영화는 그가 보내는 하루하루가 결코 지루하거나 공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입니다. 벤더스 감독은 이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이 단순한 루틴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대로 의미를 찾고 살아가는 과정임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빛과 그림자’의 연출은 이러한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죠.
아침 햇살이 그의 얼굴을 비출 때, 공원 벤치에서 나뭇잎 사이로 빛이 들어올 때, 그의 삶 속에서 소소한 순간들이 반짝이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완벽한 하루’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 지나치는 순간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2. 도쿄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한 의미
이 영화에서 도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히라야마의 삶과 감정을 담아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도쿄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화려한 번화가나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강조하지만, 『퍼펙트 데이』는 도쿄의 조용한 일상적인 공간을 중심으로 촬영되었습니다.
THE TOKYO TOILET 프로젝트 촬영지
- 요요기 후카마치 미니 공원 화장실 (후카사와 나오토 설계)
- 투명한 유리벽이 특징이며, 사람이 들어가면 불투명하게 변하는 첨단 기술이 적용됨.
- 히라야마가 청소하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그의 세심한 태도를 강조함.
- JINGU-DŌRI 공원 화장실 (안도 타다오 설계)
- 원형 콘크리트 구조가 특징이며, 히라야마가 관리하는 중요한 장소로 등장.
- 그의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강조하는 장면에서 활용됨.
- 나부코엔 공중화장실 (쿠마 켄고 설계)
- 일본 전통 목조 건축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으로,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
- 히라야마의 감정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배경이 됨.
3. 음악과 감성적인 연출이 만들어내는 여운
『퍼펙트 데이』는 대사가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대신, 히라야마의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로 음악이 활용되는데 그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마다 카세트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습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곡들은 그의 내면을 반영하며 영화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영화 속 대표적인 음악
- 더 도어스(The Doors) – "The Crystal Ship"
- 몽환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히라야마의 조용한 감정을 대변.
- 그의 삶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나름의 깊은 철학을 지닌 삶임을 암시.
- 루 리드(Lou Reed) – "Perfect Day"
- 영화의 제목과도 연결되는 곡으로,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를 강조.
- 패티 스미스(Patti Smith) – "Redondo Beach"
- 자유롭고 나른한 분위기의 곡으로, 히라야마가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순간을 더욱 빛나게 만듦.
결론: 도쿄 속에서 찾은 작은 행복
『퍼펙트 데이』는 단순한 하루의 반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도쿄는 바쁘고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소소한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지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실 화려한 영상미와 잘 짜인 시나리오에 익숙해진 사람이 보기에는 지루하기 짝이 없고 이게 무슨 영화이가 싶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 그렇게 느꼈고 주인공이 말을 못하는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도쿄 여행을 앞두고 도쿄 배경의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발견하고 보게되었고 제가 생각한 도쿄와는 다른 도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촬영지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늘상 사람들이 가는 관광지 (시부야 긴자 도쿄역 등등)와는 거리가 있어 이번 여행에서는 포기를 했었지만 언젠가 도쿄를 방문한다면 투명유리 화장실을 꼭 찾아가보고 싶네요.
이 영화를 통해 ‘완벽한 하루’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